
지리산댐 예정지, 용유담

지리산댐 예정지 의평마을에 대학생 환경현장활동대(이후 환활대)가 떴습니다! 마을이 생긴 이래 대학생 농활대나 환활대가 들어온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8일간의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지만 젊은 대학생들이 조용했던 마을에 들어와 가가호호 인사를 드리러 다니고, 험한 일 가리지 않고, 마을 아이들과도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환활대는 전국적인 큰 환경사안이 있는 곳에 들어가서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 의평마을에 온 환활대는 좀 특이한! 선택을 했습니다. 지리산댐 건설계획은 이 지역 외에는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정부에서도 여론화가 될까봐 쉬쉬하는 사안이여서 지리산댐 예정지 마을 주민들도, 이 지역 활동가들도 전국적으로 보았을때 지리산댐 문제가 고립되어있는것 같은 느낌을 받고 있었습니다(물론 함께 힘모아주시는 주변 단체나, 연대하는 분들은 많이 있긴 하지만요). 환활대 친구들이 여론이나 언론으로부터도 소외지역^^인 이 마을에 힘을 보태겠다고 나선 것입니다. 이 친구들은 경희대에 재학중인 학생들(총 20여명)입니다.
의평마을에는 넓은 농토가 없어 산비탈에 밭을 일구고, 다랭이논(계단식 논)에 의지하고, 산나물을 뜯고, 전통방식 한봉으로 꿀을 생산하고, 일교차가 큰 기후 덕에 맛난 곶감을 만들면서 어르신들은 대대로 살아왔습니다. 소소한 수입이지만 곶감팔아 꿀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아이들 교육시키면서 이 마을을 지켜왔습니다.
환활대가 마을에 들어와서 맨 처음 한 일은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천에 수북이 자란 잡풀들을 제거하는 낫질작업입니다. 처음엔 미심쩍은 눈길을 보내던 마을 어르신들이 막상 낫질이 시작되고 잘라낸 풀더미가 쌓여가자 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셨습니다. 그날 저녁 감자 한무더기, 다음날은 채소 한무더기, 그 다음날은 막걸리가 이들이 일하러 나가느라 비워진 숙소, 마을회관에 쌓여갔습니다. 외지에서 사람을 받아본 적이 없는 마을 어르신들이 막상 마음을 여시니 푸짐한 인심으로 나중엔 감자에 파묻힐 정도^^가 되었다고 합니다.
수서생물 조사중
어떤 생물들인지 이름을 알아봐요
엄천강 따라 도로에서
함양읍내로 진출한 환활대(사진_경희대 환활대)
댐반대 서명도 받고, 율동으로 온몸으로 지리산댐 반대! 캠페인을 진행했어요
(사진_경희대 환활대)
마을 일 외에도 지리산댐 예정지를 흐르는 하천인 엄천강의 수서생물 조사를 지리산생명연대 활동가들과 함께 진행하기도 하고, 함양읍에 나가서 지리산댐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반대서명도 받았습니다.
엄천강 따라 지리산둘레길도 걷고

사진_경희대 환활대
짬짬이 시간을 내어 지리산댐 예정지 '용유담'에도 가보고, 지리산댐이 지어지면 수몰될 인근 '지리산둘레길'도 걸어보았습니다.

일을 마치고 저녁 어스름부터 마을 어르신들과 지리산생명연대의 '찾아가는 마을영화관' - '웰컴 투 동막골'도 함께 보기도 했습니다.
마을잔치날, 며칠간 준비한 환활대의 율동~^^

아쉬운 7일간의 마무리, 마을 잔치가 마지막날 저녁에 있었습니다. 산처럼 쌓여있던 감자를 갈아 감자전을 부치고(낮부터 대여섯시간 부쳤다고 하네요^^), 닭죽을 끓이고, 두부김치를 준비해 어르신들께 대접했습니다. 젊은 학생들이 해준 밥이라 더 맛있나보다고 참 즐거워 하셨습니다. 저녁을 물리고는 학생들이 준비한 작은 공연을 보았습니다. 경쾌한 음악에 맞춰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젊은 기운이 지리산 자락의 댐건설 계획을 당차게 몰아낼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 것 같았습니다. 이 날, 밤 12시 넘어까지 막걸리를 마시며 어르신들과 천변에서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놀았습니다.^^
사진_경희대 환활대
매일매일 일하고, 밤늦게까지 평가회의하고, 때로는 늦잠도 자버리기도 했지만 환활대 친구들의 모습에서는 활력이 느껴졌습니다. 즐거운 기타연주와 노래도 빠지지 않았고요. 취업을 앞둔 4학년생들, 내년엔 취업준비를 해야해서 3학년일때 오겠다고 참여한 학생, 1학년 신입생 모두 청년실업의 암울한 시대를 살고 있는 친구들이지만, 지리산을 지키고, 살리겠다고 지리산에 와 준 경희대 환활대 친구들이 참 대견합니다. 지리산 엄천강에 살고있는 멸종위기종 수달과 더불어 이들이 이 시대의 '멸종위기종'이 아닐까요?


